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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알못 엄마의 유아식 만들기

by 아기사자엄마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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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를 알지 못하는 엄마다.

결혼 전엔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열심히 먹었고, 사실 회사에서 먹고 오거나 먹는 것에 관심없는 나날, 친구들 약속 중에 하나였기에 내가 요리를 해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잠깐 신혼부부 "놀이"에 몇 끼의 밥을 하긴 했지만 정말 잠시 ^^ 그리고 바로 임신을 하게 되면서 극심한 입덧으로 냉장고 문조차 열지 못하는 시간이 오면서 요리와는 안녕 -. 그렇게 13개월 차이로 연년생을 낳으니 요리할 기회가 없었다. 고 하자. ㅎㅎ 남편에겐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차려주지는 못할망정, 나는 차려주는 밥만 먹었다.

그러다가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 이유식을 넘어 유아식에 들어가야 했기에 조금씩 밥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5대 영양소를 채워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면서 어떻게든 하루에 소고기 몇 그람을 먹이기 위해 노력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보면 요리를 잘 하는 것을 넘어, 데코레이션까지 잘 하는 엄마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엔 다 그런 엄마들만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엄마들을 보면 위축이 들기도 했지만 나도 엄마다! 그리고 나같은 엄마들이 더 많다! 라고 위안을 삼으며 ㅎㅎ 요알못 엄마의 식단을 올려보고자 한다.

이런 엄마도 있으니 우리 서로 위안 삼자며. 레시피를 공유할 순 없다. 때려맞추는 간을 설명할 재능따윈 나에게 없다. 사진 남겨놓는 것만으로 나는 최선을 다했다. ㅎㅎㅎ

첫날 메뉴는 당근감자 버터볶음, 광양식 소불고기, 오징어채, 백미밥, 콩나물국.

친정엄마는 아이들 음식에 간을 세게 하면 안 된다, 기름을 많이 쓰는 음식은 하지 말아라, 등의 이야기를 꽤나 자주 하신다. 하지만 나는 내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은 아이들도 먹고 싶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맛있게^^ (간도 하고) 만들려고 한다.

당근감자 버터볶음은 당근과 감자를 채 썰어 버터에 볶기만 하면 된다^^ 버터로 인해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당근조차 아주 잘 먹는다.
광양식 소불고기는 재워져 있는 소불고기를 마트에서 구매했다.
오징어채는 친정엄마가 만들어주신 밑반찬 중 하나^^
콩나물국은 아이들과 콩나물 다듬기로 시작되었다. 꼬리를 자르라고 해도 머리를 자르른 아이들. 몸뚱아리를 그냥 다 잘라버리는 아이들 덕에 콩나물들이 성하지 않았지만 소근육 놀이와 촉감놀이를 대신 했다 생각하기로 한다. 마늘+콩나물+육수+국간장+액젓+파 정도.

두번째 메뉴는 메추리알 장조림, 유기농 함박 스테이크, 아기 백김치, 소고기 미역국.

메추리알 장조림은 친정 엄마가 해주신 밑반찬.
유기농 함박스테이크는 마트에서 구매. 렌지에 돌리기만 하면 된다.
아기 백김치도 친정 엄마가 주신 김치 :-)
소고기 미역국은 소고기+미역+마늘+국간장+참기름 뭐 이정도 되려나 ㅎㅎ

이렇게 쓰고 보니, 아무도 내 식판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 ㅎㅎ 나도 그러했듯이 다른 엄마가 만든 레시피보다, 이미지 사진을 클릭하며, 아 이거 해봐야겠다 정도로만 사용되어도 좋겠다 싶다. 아이들 끼니를 챙겨주는 건, 남다른 책임감이 따른다. 이 끼니에 따라 아이들의 성장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다하고 재료를 아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골고루 먹이기 위해 노력한다. 강박적으로 소고기를 사는 내 모습이 아주 낯설다. 부디 오늘도 엄마의 밥을 잘 먹어주길 바란다. 가끔은, 영양제로 영양을 채우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끼니를 챙기는 건 그만큼.. 쉽지 않다. 손 느린 요알못 엄마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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